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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다음 검진

처음 검진표를 받은 뒤 몇 달이 지났습니다.

마지막 수정 2026-11-06 · 책으로 읽기

처음 검진표를 받은 뒤 몇 달이 지났습니다.

제 달력에는 병원 일정이 늘었고, 배달 앱을 여는 횟수는 줄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많이 변했는지 정확히 세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숫자를 늘려 마음을 편하게 하는 능력은 아직 없었습니다.

다음 검사 결과를 듣는 날에도 긴장했습니다. 이제는 병원 주차장에서 길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작은 숙련이었습니다. 그런데 진료실 앞에서는 여전히 봉투를 뒤집어 들고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렸습니다.

의사는 이전 결과와 이번 결과를 함께 봤습니다. 나아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계속 살펴야 할 부분도 있었습니다. 혈당 치료 계획과 췌장 상태, 체중과 소화 상태를 같이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체중이 얼마나 줄었는지부터 묻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는 허리둘레와 체력, 식사량과 소화 상태를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바지 허리가 조금 편해졌고, 전보다 의자에서 일어날 때 덜 힘들었습니다. 체중계에는 극적인 변화가 없었지만 그 두 가지가 반가웠습니다. 만성 췌장염이 나았다는 증거로 삼지는 않았습니다. 그 부분은 별도로 진료와 검사를 이어 가야 했습니다.

저는 좋은 소식을 들으면 바로 마지막 문장을 기다렸습니다. 이제 다 끝났습니다. 원래대로 사셔도 됩니다. 그런 문장입니다.

의사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앞으로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조정할지 설명했습니다. 제 당뇨가 췌장 질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계속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당뇨라는 같은 이름 아래에도 치료에서 살필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당뇨 환자에게 제가 췌장 검사를 받아 보라고 처방할 자격이 생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준비한 질문을 꺼냈습니다.

“약을 더 쓰게 되면 제가 관리를 못 한 건가요?”

의사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경과와 남아 있는 기능, 목표와 위험을 보고 치료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과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은 함께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처음 들은 말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제 말처럼 들렸습니다.

진료가 끝날 때 의사가 물었습니다.

“요즘 생활은 어떻습니까?”

저는 수치보다 그 질문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생각나는 대로 말했습니다. 걷는 것이 전보다 덜 귀찮아졌고, 회식에서 술을 거절하는 말이 짧아졌고, 아내에게 식사를 맡겨 두지만은 않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병원에서 제 생활을 보고했습니다. 증상이나 실패 목록만이 아니었습니다.

밖으로 나오자 아내가 물었습니다.

“어때?”

저는 잠깐 생각했습니다.

“끝난 건 아니래.”

아내는 제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그래도 해 온 게 전부 헛일은 아닌 것 같아.”

우리는 병원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미리 정해 둔 식사 계획 안에서 고를 수 있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저는 음식이 나오자 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록용이기도 했지만 그냥 맛있어 보여서이기도 했습니다.

예전에는 건강하게 먹는 것과 맛있게 먹는 것이 서로 반대편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은 날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다음 예약 문자가 왔습니다. 처음처럼 세 번 읽지는 않았습니다. 달력에 넣고 아내에게 시간을 알려 줬습니다.

다음이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겁만 주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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