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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인터넷 명의

진단 뒤 제 휴대전화에는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마지막 수정 2026-11-06 · 책으로 읽기

진단 뒤 제 휴대전화에는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건강식품 광고, 식단 영상, 운동 영상, 신기한 체험담이었습니다. 저는 췌장을 한 번 검색했는데 휴대전화는 제가 췌장으로 회사를 차릴 줄 아는 모양이었습니다.

가장 자주 눈에 들어온 말은 간단했습니다. 이것만 하면 됩니다. 이것만 먹으면 됩니다. 병원에서는 여러 조건을 설명했는데 화면 속 사람들은 놀랄 만큼 자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자신감이 부러웠습니다. 동시에 조금 끌렸습니다. 관리할 것이 많아질수록 단 하나의 답은 매력적이었습니다.

한 영상에서는 며칠 동안 특정 음식만 먹으라고 했습니다. 다른 영상에서는 그 음식을 절대 먹지 말라고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단호했습니다. 저는 잠깐 두 영상의 출연자를 한 방에 모아 보고 싶었습니다.

아내가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신 검사 결과를 알아?”

저는 화면을 껐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저보다 자신 있게 제 몸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환우들의 이야기를 모두 끊지는 않았습니다. 병원 대기 시간에 어떤 준비가 편한지, 직장에서 어떻게 설명했는지, 불안한 날을 어떻게 넘겼는지 같은 경험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치료를 제 처방으로 가져오지는 않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저장한 내용을 두 묶음으로 나눴습니다. 생활의 경험. 의료진에게 물어볼 주장. 두 번째 묶음에는 링크와 질문만 남겼습니다. 주문 버튼은 누르지 않았습니다.

진료 때 그 질문들을 보여 주니 의료진은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부분과 제게 맞지 않는 부분을 설명했습니다. 먹고 있거나 새로 먹으려는 보충제도 알렸습니다. 천연이라는 글자가 제 검사 결과를 대신 확인해 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며칠 뒤 어머니가 귀한 것을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누구에게 좋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고맙다고 한 뒤 먼저 확인하겠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조금 서운해하셨습니다. 저는 왜 바로 먹지 않는지 설명했습니다. 좋은 마음을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들어갈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한참 듣고 그러면 식사는 잘 챙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받아 적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미 오래 알고 있는 처방이었습니다. 실천이 어려웠을 뿐입니다.

그날 밤 검색창을 열었다가 닫았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불안을 덜어 줄 문장이 필요한 날이었습니다. 저는 휴대전화 대신 아내에게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무슨 영상이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냥 옆에 앉았습니다.

인터넷에는 없는 기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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