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아내의 식탁
제가 아프다고 해서 아내가 영양사 자격증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아프다고 해서 아내가 영양사 자격증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어느 순간 아내가 제 식사를 전부 책임지는 사람처럼 굴었습니다. 이건 먹어도 되느냐고 묻고, 저건 왜 넣었느냐고 묻고, 밖에서 들은 이야기를 집 식탁의 기준으로 가져왔습니다.
어느 저녁 아내가 수저를 내려놓았습니다.
“나도 몰라.”
짧은 말이었습니다.
저는 당황했습니다. 그냥 물어본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그냥 묻는 말이 하루에 열 번이면 다르게 들린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당신이 설명 듣고 왔잖아. 나는 당신이 전해 주는 말로 다시 공부하는 거고.”
저는 밥그릇을 봤습니다. 제 앞의 음식이 누군가에게는 장보기와 검색과 조리와 걱정을 거쳐 온 결과였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앉아서 평가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설거지를 하면서 생각했습니다. 병은 제 몸에 생겼는데 관리 업무는 아내에게 자동 이관돼 있었습니다. 이관 회의도 없었고 동의도 받지 않았습니다.
다음 식사 상담에는 함께 갔습니다. 아내에게 전부 맡기려고 데려간 것이 아니라, 같은 설명을 듣고 역할을 나누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자주 먹는 메뉴를 적어 갔습니다. 헷갈리는 것은 질문했고, 제게 필요한 조정과 가족이 함께 먹어도 되는 부분을 구분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제가 할 일을 정했습니다. 장보기 목록 작성, 간단한 아침 준비, 밖에서 먹은 것 기록. 아내가 차린 식탁을 보고 즉석에서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지 않기. 마지막 항목은 아내가 추가했습니다.
저는 그 목록을 회사에서 쓰던 작업 관리 방식으로 옮기려 했습니다. 아내는 우리 저녁에 접수 번호까지 붙이지는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작은 종이 한 장에 제 할 일만 썼습니다. 가정에는 제가 익숙한 도구보다 상대가 편한 방식이 먼저였습니다.
주말에는 제가 요리를 했습니다. 재료를 너무 작게 썰어서 도마 위가 몹시 성실해 보였습니다. 완성된 음식은 조금 싱거웠습니다. 저는 건강한 맛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간이 부족한 맛이라고 했습니다.
딸은 둘 다 맞을 수 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가장 균형 잡힌 평론가였습니다.
우리는 조리법을 조금 고쳤습니다. 제가 먹기 편하고 계획에도 맞으면서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몇 개 찾았습니다. 매일 새로운 요리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반복해서 할 수 있는 음식이 생기니 저녁의 긴장이 줄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고개를 끄덕이고 행주를 건넸습니다.
“그러면 식탁 닦아.”
저는 닦았습니다. 감사의 실천이 몹시 구체적이었습니다.
병을 함께 견딘다는 말은 멋있습니다. 실제로는 누가 장을 보고 누가 그릇을 씻고 누가 다음 진료 시간을 기억하는지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함께라는 단어에서 제 몫을 조금 빼고 읽었습니다. 이제는 행주 한 장만큼이라도 정확하게 넣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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